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비타민들 중 하나인 비타민 D는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햇빛을 통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이 비타민은 칼슘 흡수를 도와 뼈의 건강을 지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비타민 D가 여성의 생식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비타민 D는 자궁 근종, 자궁내막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같은 부인과 질환의 병태생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핍시 난임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 D가 여성의 건강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그리고 최신 연구 결과들을 통해 어떤 기전으로 비타민 D가 난임과 연관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 비타민 D를 보충한 난임 여성들에서 임신율이 높아졌습니다.
- 난소 기능이 저하된 여성들에서는 난소의 예비능력 지표가 개선되었습니다.
- 자궁 근종이 있는 여성들에서 자궁 근종의 성장이 억제되었습니다.
- 자궁내막증 환자들에서는 월경통이 감소하였습니다.
-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환자에서 월경 규칙성이 개선되고 테스토스테론, AMH, 인슐린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 남성♂ 난임 환자에 비타민 D 혈청 수치와 정자의 운동성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비타민 D가 여성의 생식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며, 부인과 질환과 임신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비타민 D 보충이 여성의 건강뿐만 아니라 남성의 생식 기능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난임 치료 및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비타민 D 보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난소 예비능 지표 개선
난소 예비능(ovarian reserve)이란 여성의 임신 능력과 관련된 중요한 개념으로, 난소에 남아 있는 건강한 난자의 수와 질을 나타내며, 이는 여성의 연령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난소 예비능이 좋으면, 즉 건강한 난자가 충분하면 임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면, 난소 예비능이 낮다면 임신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이는 종종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난소 예비능은 일반적으로 다음 3가지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AMH (Anti-Müllerian Hormone) 검사: 흔히 '난소 나이 검사'라고도 하는 AMH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남아 있는 난포의 수를 반영합니다. AMH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난포가 있다는 의미이며, 난소 예비능이 좋다는 신호입니다.
- 난포 자극 호르몬(FSH) 검사: 이 검사는 주로 월경주기의 초기 단계에서 수행됩니다. FSH 수치가 높으면 난소 예비능이 낮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FSH 수치가 40 mIU/mL 이상으로 증가하면, 여성이 폐경기에 접어들었다고 간주합니다.)
- 초음파 검사: 초음파를 통해 난소의 난포 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난소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확인하며 난소 예비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D의 양이 많고 적음은 난임 여성의 난소 예비능(즉, 난소가 건강하게 난자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큰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난소 예비능이 낮은 난임 여성들에서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면 난소 예비능이 좋아질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과 2022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난소 예비 능력이 낮은 여성이 비타민 D를 보충하면 AMH 수치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D를 보충한 결과, 난포 수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2. 자궁 근종 성장 억제
비타민D와 자궁 근종이 어떤 관련이 있나요?
자궁 조직에는 비타민 D 수용체가 존재합니다. 또한 인체 내에서 순환하는 형태의 비타민D인 25-hydroxyvitamin D3를 생체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1,25-dihydroxyvitamin D3로 전환하는 효소가 돼지 자궁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자궁 근종이 있는 부위와 그를 둘러싸는 자궁 조직에서는 이 비타민 D 수용체가 정상 자궁 조직보다 적습니다.
비타민D는 자궁 근종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쥐 실험에서 비타민 D 피하 주사로 근종의 크기가 줄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사람 대상 연구에서도 비타민 D 수치가 낮은 여성들이 비타민 D를 추가로 섭취했을 때 근종의 성장이 느려진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비타민 D 수치가 높은 여성들이 근종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자궁내막증 환자 월경통 개선
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 세포들이 자궁 외부에서도 자라나는 병으로, 통증과 난임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입니다.
비타민 D와 자궁내막증
최근 실험에서 비타민 D3가 자궁 외부에 생긴 자궁내막 세포의 자연 사멸(세포가 스스로 죽는 현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자궁 내부의 정상적인 자궁내막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비타민 D3는 면역 조절 기능도 하는데, 자궁내막증 환자의 복막액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줄여 자궁내막증의 증식과 침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환자에서 비타민 D를 보충하면 골반통이 개선됩니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증 환자는 비타민 D가 부족할 가능성이 더 높고, 비타민 D를 추가로 섭취하면 위약에 비해 골반 통증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비타민 D의 부족이 자궁내막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자궁내막증의 발병과 치료에서 비타민 D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4.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과 비타민D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환자에서 비타민 D 결핍은 불규칙한 월경, 인슐린 저항성, 그리고 고안드로겐혈증(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슐린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부위에 비타민 D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 D 수용체의 유전적 변이가 이러한 상태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원인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유전적 변이(ApaI)는 아시아인과 백인 집단에서 고안드로겐혈증과 관련이 있으며, 다른 변이(FokI)는 주로 아시아인에서 대사 및 내분비 장애와 관련이 있습니다.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은 PCOS 여성들에서 위의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비타민 D 보충은 공복 시 인슐린 수준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비타민 D가 부족한 PCOS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공복 인슐린 수치가 낮아지고, 생리 주기의 규칙성이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PCOS 환자의 가임력과 관련해서, 체외수정(IVF)을 받는 PCOS 환자의 난포액에서 비타민 D 수치가 임신 성공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비타민 D 보충은 고안드로겐혈증과 생리 불규칙성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임신을 원하는 PCOS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치료 옵션입니다.
5. 정자 운동성 개선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비타민 D가 남성 난임에서 정자의 움직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비타민 D 보충이 남성 파트너의 임신 성공률과 관련이 있다는 몇몇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습니다.
Take Home Message
이처럼 비타민 D는 남녀 모두에서 가임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타민 D 보충은 저위험 저비용으로 난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어 필요시 꼭 보충해야 하겠습니다.
Reference. Vitamin D and infertility. Simpson and Pal.